작년 즈음 와이프가 뜬금없이 차박을 하고 싶다고 했다.
그때 난 처음 차박을 알았고, 차에서 자는건 알겠는데 불편하진 않은가?
그걸 왜 하는건지 이해가 잘 되질 않았다.
와이프에게 왜 차박이 하고 싶냐고 물었더니,
토요일까지 일하는 내가 마치고 늦게 출발해서 여행을 가게 되면
숙박지에서 겨우 잠만 자게 되는데 숙박비용이 너무 아깝다는 거다.
안 그래도 그 때문에 일요일 낮에 출발해서 당일치기로 소소하게 여행을 즐겼는데
아무래도 당일이다 보니 갈 수 있는 거리에 한계가 있기 마련이었다.
더군다나 여행은 역시 식도락인데 당일로 자차를 가지고 가다 보니 난 술을 곁들일 수 없었고,
👿 같은 와이프는 혼자 반주를 했다.
그래서 차박을 하자고 나를 꼬셨다. 듣고 보니 꽤 괜찮아 보이는 거다.
토요일에 일 마치고 집에서 쉬다가 늦게 출발하면 차도 없겠다, 맘 편히 멀리까지 달려가서 좋은 경치에 차를 세워 놓고
술도 마시고 놀다가 차에서 자고 다음날 일찍부터 그 지역을 여행을 하고 집에 돌아오는 거다.
그래서 차박에 동참하기로 했고, 차박 용품들이 트렁크에 하나둘 쌓이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구매한 건 여름을 제외한 3계절 쓸만한 침낭이었다.
실험 삼아 영하 -2도에 집 앞 강변에 차 세워놓고 누워있어 보니
아무 장비도 없이 차 문만 닫고 자면 다음날 뉴스에 나올 수도 있겠다 싶어
기본적인 동계용품부터 구매하기로 했는데 침낭을 공부해보니 크게 2종류가 있었다.
미라같이 똘똘 감싸주는 머미형과 일반 이불처럼 네모나게 생긴 사각형이 있었고,
충전재가 동물털인가 화학섬유인가에 따라 다시 2종류로 나뉘었다.
난 옆으로 자는 데다 뒤척임이 있어서 사각 침낭으로 하기로 했다.
충전재가 화학섬유라 하면 왠지 이름만 들어서는 몸에 굉장히 안 좋을 것 같은데, 알아보니 그렇진 않았다.
오히려 가격이 동물털에 비해 저렴하다거나 세탁이 편하다는 등 장점도 많았다.
단지 부피, 무게에 대비해서 따듯한 성능이 뛰어나서 가격이 비싼 것이었다.
(저렴한 덕다운과 고가의 구스다운의 느낌이라 보면 되겠다. 둘 다 따듯하긴 한데 저렴하면 무겁고 크다.)
그래서 저렴한 화학섬유로 결정.
그렇게 가성비 제품을 열심히 찾아 나온 이 제품
VANGO !!
풀네임은 세레니티 더블 섀도우 그레이 침낭 ㅋㅋ
거 이름 한번 거창하다.
처음 알게 된 브랜드이지만 캠핑장비 쪽으론 꽤 이름있는. 170년의 역사와 전통이 있는 영국 회사다.
할로우 파이버라는 화학섬유 제품이 대다수이며 저렴한 가격 덕인지 만족도가 꽤 높아 보여서 구매하게 되었다.
외관 및 특징.
꽤 빡세게 압축시켜 놓은 것 같은데, 부피가 상당하다.
커버에 사용 가능한 환경과 3계절침낭, 4.2kg이라고 적혀있다.
살짝 바스락 거리는 폴리에스테르 재질로 되어 있고 안감도 폴리에스테르라고 되어있는데 촉감이 굉장히 부드럽다.
다른 침낭들이 워낙에 고가라 별 기대 안 했는데 생각보다 제품의 촉감이나 만듦새 퀄리티가 상당히 좋았다.
자크에 안감이 찝혀서 자크가 고장이 나거나 찢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지퍼가드가 있다. (그래도 끼일 때가 꽤 있음 ..)
지퍼는 안에 들어가서도 팔을 빼지 않고 열 수 있게 이중구조로 되어있다.
2인용으로 키 166cm의 여자가 여유 있게 들어가면 머리가 요만큼 나온다.
생각보다 안감의 촉감이 부드럽고 겉감도 심하게 부스럭거리지 않는다.
이 제품은 자크를 다 개방하여 상,하부로 나눠서 1인용 2개로 만들 수 있는데,
상단이 길이가 짧고 바닥 부분이 머리 부분이 있기 때문에 더 길다.
2개로 분리해서 상단 부분으로 만든 1인용에 키166cm여자가 최대한 밑으로 들어간 모습.
사진을 다 찍고 나도 바닥 부분으로 만든 1인용에 들어가 봤는데 1인용으로 만들면 아무래도 머미형보다 좁고 답답한 감이 있다.
길이감은 충분한데 몸통이 좀 답답한 느낌이다.
할로우파이버라는게 북극곰의 털을 보고 만든 거라고 하는데,
집안에 온기가 좀 있긴 했지만 안에 잠깐 들어갔는데도 후덥 할 정도로 따듯했다.
총 평
스펙 표에는 -20도가 한계라고 되어있지만 실제로 영하 -5도 정도에 차박을 나가보니
영하-10도만 돼도 몸통이 아니라 얼굴이 시려서 못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극 동계까지는 기대를 안 하는 게 좋다.
그래도 침낭으로써 보온성은 충분하다는 생각이 드는데,
부피 .. 알고 샀지만 실제로 만나보면 굉장히 큰 부피에 놀라게 된다.
몇 번 하다 보면 요령이 생겨서 할만하긴 하지만 동물털처럼 압축률이 좋지 못하다 보니 사용 후 넣을 때 꽤 애를 먹는다.
혼자 쓰더라도 굳이 분리해서 다시 조립하기 귀찮기 때문에 1인용 분리는 사실 큰 매리트가 없어 보인다.
이런저런 단점이 있긴 해도 가격대와 품질에 만족하여 용서가 되는 침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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